대전 외곽의 빈 땅을 담보로 대출을 해 준 김서윤 씨는 근저당권과 함께 지료 없는 지상권도 설정받았습니다. 땅 주인 박도현 씨가 이후 해당 토지를 해솔시에 기부채납했고, 시의 요청을 받은 정우건설은 부지 한쪽에 진입도로를 내고 높은 옹벽을 설치했습니다. 토지의 교환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공사가 진행되자 김 씨는 담보권이 침해된 것은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담보를 위해 설정한 지상권이 있는데도 도로와 옹벽 설치가 저당권 침해가 될 수 있을까요?
대출 담보로 근저당권과 지료 없는 지상권을 함께 설정하고도 토지 소유자 등이 계속 사용하도록 했다면, 그 지상권은 보통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의 용익권 취득이나 담보가치 훼손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따라서 토지를 누군가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지상권 자체가 침해되었다거나 저당권자에게 손해가 생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저당권자는 토지의 통상적인 사용·수익을 일일이 제한할 수 없더라도, 사용 방식이 본래 용도를 넘어 교환가치를 떨어뜨리거나 경매 등 저당권 실현을 어렵게 한다면 저당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처럼 도로 개설과 옹벽 설치가 담보 토지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지상권 자체의 침해와 별개로 저당권 침해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담보 목적의 지상권이 있다고 해서 토지의 가치 훼손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다58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다324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