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강 대표에게 임차인 이 씨가 찾아와 집주인 오 씨와 이미 전세계약을 했으니 은행 제출용 계약서와 확인·설명서를 새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씨는 오 씨의 도장이 찍힌 계약서를 보여주며 허락도 받았다고 했고, 강 대표는 실제 계약 당사자를 만나거나 중개한 적이 없는데도 자신의 서명과 도장을 넣어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이 씨는 그 서류를 사채업자 윤 씨에게 담보로 내고 2,800만 원을 빌린 뒤 연락을 끊었고, 윤 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실제 중개 없이 작성해준 전세계약서가 담보로 쓰여 대여금 손실이 생겼다면, 중개사도 배상 책임을 질까요?
공인중개사는 신의와 성실을 지키며 업무를 해야 하고, 거래계약서와 확인·설명서는 중개가 완성된 경우에 작성·교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거래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할 의무와 거래내용을 거짓으로 적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중개사가 실제 중개를 하지 않았는데도 계약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전세계약서와 확인·설명서를 작성해준 사안에서, 제3자가 그 서류를 보고 해당 계약이 실제 체결된 것으로 믿어 담보대출 등 거래를 할 수 있음을 중개사가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돈을 빌려준 사람이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중개사의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중개 없이 계약서에 서명·날인하면, 그 서류를 믿고 거래한 제3자의 손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참고: 「공인중개사법」 제29조 제1항, 같은 법 제25조 제3항, 제4항 및 제26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78863, 788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