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3억 8천만 원짜리 상가 건물은 윤재호 씨가 지인 박 씨에게 명의만 맡겨 둔 부동산이었습니다. 윤 씨가 1993년 사망한 뒤 아들 윤도현 씨는 박 씨로부터 건물 전체를 넘겨받아 자기 명의로 등기했고, 이듬해 어머니 정미숙 씨와 정 씨의 상속지분은 대외적으로만 도현 씨가 보유한다는 약정을 했습니다. 부동산실명법의 실명등기 유예기간이 1996년 6월 30일 끝난 뒤, 정 씨는 2005년 도현 씨를 상대로 자기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습니다.
등기가 이미 아들 명의였더라도 어머니의 지분을 돌려받을 수 있고, 그 청구가 상속회복청구권의 기간 제한에 걸리지 않을까요?
대법원은 명의신탁약정이 성립하려면 약정 뒤에 수탁자 앞으로 새 등기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부동산 소유자가 제3자를 위해 대외적으로만 소유하는 관계를 약정한 경우에도 명의신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정 씨와 도현 씨의 약정도 명의신탁약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예기간이 지나면 명의신탁약정은 무효가 되고, 등기명의자인 도현 씨는 지분의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그렇더라도 정 씨에게 지분을 돌려줄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도현 씨가 그 지분을 부당이득한 것으로 보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반환청구권은 유예기간이 지난 1996년 7월 1일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므로, 2005년에 제기된 소송은 10년이 지나기 전에 재판상 청구로 시효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청구는 상속으로 인한 재산권 귀속을 주장하는 상속회복청구가 아니라, 명의신탁이 무효가 된 데 따른 지분 반환 청구입니다. 이 사안에서는 어머니의 지분 반환 청구가 인정될 수 있고,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아들의 항변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0.02.11. 선고 2008다16899;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 및 제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