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상가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임차인 이수진은 급히 돈을 빌리며 임차권과 가게 시설을 채권자 한도윤에게 넘기기로 했습니다. 한 씨는 임대인 정태호에게 양도 사실을 알렸지만, 동의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얼마 뒤 점포를 권한 없이 차지한 사람이 나타나자 한 씨는 임대인의 권리를 대신 행사해 점포를 비워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넘겨받은 채권자가 임대인을 대신해 무단 점유자에게 명도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권 양도 계약이 임차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효력이 있더라도,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에게 그 양도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임차권 양수인은 임대인의 권한을 대신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점포를 점유한 사람이 권한이 없더라도,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넘겨받은 채권자는 임대인을 대위해 명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양도 사실을 알린 것과 임대인의 동의를 받은 것은 다릅니다.
참고: 「민법」 제629조 제1항; 대법원 1985. 2. 8. 선고 84다카18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