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농산물 저온창고를 빌려 쓰는 임차인 박도윤 씨는 지붕 누수로 보관 물품이 젖자 임대인 최은정 씨에게 계약에 따른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최 씨는 시설 보수업체에 공사를 맡겼고, 업체 직원 강민석 씨가 창고 안에서 누수 부위를 용접하던 중 화재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불이 났습니다. 창고에 보관하던 농산물과 포장재가 불에 타면서 박 씨에게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수선을 맡긴 임대인에게도 공사업체 직원의 과실로 난 화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390조에 따르면 채무자가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손해가 생기면, 원칙적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제391조는 채무자가 이행을 위해 다른 사람을 사용하는 경우 그 사람의 고의나 과실을 채무자 자신의 고의나 과실로 봅니다.
판례는 이행보조자가 임대인의 직접 지시·감독을 받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임대인이 계약상 수선 의무를 이행하려고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면, 수급업체도 이행보조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그 업체를 이용하는 데 동의한 경우, 업체 직원의 과실로 생긴 손해에 대해 임대인이 책임질 수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도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에 따른 수선을 위해 업체에 공사를 맡겼고, 그 공사 중 직원의 과실로 화재가 났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배상 범위는 화재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및 손해액 등에 따라 판단됩니다.
수선업체에 공사를 맡겼다는 사정만으로 임대인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390조, 「민법」 제391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330 판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433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