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 김 대표와 상담한 윤서진 씨는 가상의 가람시 공유지를 빌려 묘목장을 운영했습니다. 계약은 12년 대부에 연 160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했지만, 공익사업에 필요하면 시가 계약을 끝낼 수 있고 나무값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8년 뒤 시가 해당 부지에 홍수 저류시설을 만들겠다며 반환을 통지하자, 윤 씨는 묘목을 두고 나가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계약서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적혀 있어도, 윤 씨가 심은 나무의 값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643조는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을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행규정입니다. 다만 약정이 실제로 임차인에게 불리한지는 계약서 문구만 떼어 보지 않고, 계약을 맺은 경위와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대부계약은 대부료가 법에 따라 정해지고 비교적 저렴한 경우가 많으며, 공익 목적에 따라 토지 용도가 바뀔 수 있어 필요하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항이 통상 포함됩니다. 또 나무는 건물과 달리 옮겨 심을 수 있고, 임차인이 옮겨 계속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매수청구권을 포기한 약정이 반드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수청구권 행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643조, 민법 제203조, 민법 제626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