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 근린상가를 매입하려던 세림개발은 대표 윤민석과 약정을 맺고 윤 대표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습니다. 잔금일을 앞두고 세림개발이 기존 약정을 끝내자, 누리산업은 세림개발의 사업을 포괄양수하면서 윤 대표가 계속 등기명의를 보유하기로 하는 새 약정을 맺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누리산업이 매도인에게 잔금을 보내는 동안, 윤 대표는 서류를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등기명의가 바뀌지 않았는데도, 잔금을 낸 누리산업이 명의신탁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 물권을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긴 명의신탁자에게 부동산가액의 30%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새로운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하는 데 명의수탁자 앞으로 새 등기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종전 약정이 끝난 뒤 제3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새 약정이 성립했다면, 그 제3자는 새 관계가 성립한 때부터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도 누리산업이 실제로 새 명의신탁관계를 맺은 것으로 인정된다면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등기명의가 그대로라는 사정만으로 과징금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호,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두1862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