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다세대주택에 살던 박 씨는 임차인으로 계약한 뒤 보증금을 더 안전하게 지키려고 전세권 설정등기까지 마쳤습니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자 박 씨는 임차인 자격으로만 배당요구를 했고, 별도로 전세권에 대한 배당요구는 하지 않았습니다. 낙찰자 이 씨는 등기부에 남은 선순위 전세권을 보고 이 권리까지 인수해야 하는지 걱정했습니다.
임차인 자격으로 한 배당요구만으로 전세권도 경매에서 소멸할까요?
임차인으로서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와 전세권자로서 배당을 받을 권리는 근거와 성립요건이 서로 다른 별개의 권리입니다. 따라서 박 씨가 임차인 자격으로 배당요구를 했더라도, 이를 전세권에 대한 배당요구로 볼 수는 없습니다.
선순위 전세권은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하지만, 배당요구가 없으면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사례처럼 전세권에 대한 배당요구가 따로 없었다면 낙찰자 이 씨는 그 전세권을 인수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 자격의 배당요구가 전세권까지 대신 소멸시키지는 않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 제4항;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다4079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