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소형 공사장을 운영하는 민호는 나루건설에 받을 정산금 4,800만 원을 성진에게 양도했습니다. 민호에게 돈을 빌려준 혜진은 이 양도가 사해행위라며 취소를 청구해 받아들여졌고, 나루건설에도 채권양도가 취소됐다는 취지의 통지가 전달됐습니다. 혜진은 이제 민호를 대신해 나루건설에 정산금을 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채권양도가 취소됐으니 정산금 채권도 민호에게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해행위로 채권양도가 취소되고 제3채무자에게 통지까지 됐다면, 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해 그 채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사해행위 취소는 모든 사람 사이에서 해당 법률행위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와 채권을 넘겨받은 수익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효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취소와 원상회복이 인정되더라도, 그 결과만으로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다시 취득해 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례에서는 혜진과 성진 사이에서 정산금 채권이 민호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수 있을 뿐, 민호가 나루건설에 대한 채권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혜진은 민호를 대위한다는 이유만으로 나루건설에 정산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사해행위 취소·원상회복 통지가 곧 채권자의 자동 복귀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5. 11. 17. 선고 2012다274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