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시는 1969년 구릉마을의 좁은 땅을 포장해 주민 통행로로 써 왔고, 배수로 정비도 해마다 해 왔습니다. 땅을 상속받은 박 씨가 소유권을 주장하자 시는 점유취득시효를 내세웠지만, 매입이나 수용을 입증할 서류는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당시 지적공부는 남아 있고, 거기에는 박 씨의 선대 이름만 적혀 있을 뿐 시가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흔적은 없습니다.
지자체가 토지 취득 서류를 내지 못하면 자주점유의 추정은 바로 깨질까요?
점유를 시작한 권원이 분명하지 않으면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애초에 소유권을 얻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남의 땅을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그 추정은 깨질 수 있습니다.
지자체가 취득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항상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지적공부가 전란이나 다른 이유로 사라져 당시 소유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점유 경위와 용도를 보면 적법한 취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서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단점유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당시 지적공부가 멀쩡히 남아 있는데도 지자체의 취득을 뒷받침하는 기재가 없다면,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해솔시 사례처럼 옛 공부에 사유자 이름이 남아 있다면 그 기록은 중요한 단서입니다. 그렇다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 점유취득시효가 자동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점유를 시작한 경위와 지자체가 당시 소유관계를 알았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취득 서류의 부재만 볼 것이 아니라, 당시 지적공부의 상태와 점유 경위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197조 제1항;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9914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