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오래된 상가를 임차한 박 씨는 보증금 반환을 두고 건물주 최 씨와 관리회사 한빛관리 모두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두 피고는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고 다투었고, 법원은 보증금 일부를 최 씨가, 나머지를 한빛관리가 부담하도록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최 씨는 이의하지 않았지만 한빛관리가 기간 안에 이의신청을 하자, 박 씨는 최 씨 몫만 따로 확정된 것으로 봐도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피고 한쪽만 이의신청했더라도, 다른 피고에 대한 결정은 따로 확정될 수 있을까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은 원칙적으로 이의하지 않은 당사자에게 확정될 수 있고, 확정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하지만 피고들 사이의 권리·의무가 서로 얽혀 있고 이해관계도 맞서는데, 한쪽에 대해서만 결정이 확정되면 형평에 어긋나거나 소송을 함께 진행하려는 취지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일부만 따로 확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빛관리만 이의신청했더라도, 이 사안처럼 두 피고의 책임 관계가 맞물려 있다면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은 박 씨와 피고들 모두에게 확정되지 않고 사건은 본안소송으로 돌아갑니다. 이의신청 여부만 보지 말고, 피고들 사이의 권리·의무가 분리 가능한지도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8. 7.10. 선고 2006다57872 판결],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