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외곽에서 식당을 열려는 한서윤 씨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땅을 정민호 씨에게서 1억 2천만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민호 씨도 그 땅을 최건우 씨에게서 사기로만 했을 뿐, 두 계약 모두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한서윤 씨가 허가 신청에 함께 나서 달라고 하자 정민호 씨는 매매대금을 먼저 받아야 협조하겠다고 버텼습니다.
앞선 매매계약의 당사자들까지 협조하지 않으면, 한서윤 씨는 허가 신청을 진행할 수 없을까요?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토지를 사고팔려면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전 계약은 허가를 피하거나 잠탈하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직 완전한 효력이 생기지 않은 유동적 무효 상태지만, 계약 당사자끼리는 계약을 유효하게 완성하기 위해 허가 신청에 협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서윤 씨는 정민호 씨에게 협력 의무를 이행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민호 씨가 허가 신청에 협력할 의무와 한서윤 씨가 허가 후 대금을 지급할 의무는 서로 맞바꾸어 이행해야 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정민호 씨는 대금 지급을 먼저 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협력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한서윤 씨는 정민호 씨의 협력 의무를 보전하기 위해, 정민호 씨를 대신해 최건우 씨에게 두 사람 사이의 선행 매매계약에 관한 허가 신청 협력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한서윤 씨는 정민호 씨에게 직접, 최건우 씨에게는 정민호 씨를 대위해 협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승소판결은 허가 자체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므로, 허가 요건을 갖춰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참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18조 제1항; 대법원 1993. 1. 12. 선고 92다36830 판결; 대법원 1993. 8. 27. 선고 93다15366 판결;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2382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