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사례 · 매매 계약
가상 사례 · 실제 상담 1건의 쟁점을 엮어 만든 이야기입니다 · 2026-10-05
가상의 서림산업단지에서 물류창고 부지를 조성하던 한빛개발은 경사면을 쌓아 올리는 공사를 새길토건에 맡겼고, 계약서에는 재활용 콘크리트 블록으로 경사면을 쌓는 방식이 적혀 있었습니다. 현장소장 윤태식은 지반과 배수 상태를 보면 그 방식이 위험하다는 점을 알았지만, 한빛개발에 알리지 않은 채 공사를 끝냈습니다. 장마 뒤 경사면에 균열이 생기자 구조기술자 서지현은 기존 구조물을 걷어내고 옹벽을 다시 세워야 안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발주처가 계약서에 적은 공법을 따랐더라도, 위험을 알고 알리지 않은 시공자는 하자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요?
수급인이 도급인의 지시에 따라 공사했더라도, 그 지시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면서 도급인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하자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새길토건이 경사면 시공 방식의 위험을 알고도 한빛개발에 고지하지 않았다면, 계약서에 해당 방식이 적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자가 중대해 보수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철거 후 다시 시공해야 하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철거와 재시공에 드는 비용도 손해배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례처럼 계약금액이 블록 쌓기 방식의 공사를 전제로 정해졌다면, 계약상 새길토건이 그 금액을 넘는 옹벽 공사까지 추가 비용 없이 해줘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자 손해배상 책임과 약정 범위를 넘어 무상으로 공사할 계약상 의무는 구별해야 합니다.
위험한 지시를 알면서도 알리지 않은 시공자는, 지시를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하자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5.10.13.선고 94다31747,31754판결, 대법원 1998.3.13.선고 95다30345판결, 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4다31691, 3170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