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소형 상가를 운영하던 윤서진 씨는 1년 만기로 8,000만 원을 빌리며 자신이 소유한 상가에 해솔은행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변제기를 넘긴 뒤 5년이 지나 은행이 상가 경매를 신청했고, 윤 씨는 경매 통지서를 받고 배당기일에도 참석했지만 시효가 지났다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상가가 매각된 뒤 은행은 배당금 3,000만 원을 받아 대출금에 충당했고, 윤 씨는 나중에 새 점포를 알아보던 중개사 한지훈 씨에게 “이제 빚은 시효로 없어졌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시효가 완성된 뒤 경매를 알고도 이의하지 않아 배당까지 이뤄졌다면, 채무자는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까요?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 채무자가 채무 일부를 갚으면, 그 액수에 다툼이 없는 한 채무 전체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는 시효가 완성된 사실을 알면서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근저당권이 실행된 경매에서도 마찬가지로, 채무자가 경매 진행을 알고 있었는데도 배당으로 채무 일부가 갚아질 때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묵시적으로 채무를 승인하고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매 진행을 몰랐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윤 씨가 경매를 알고도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라면, 시효 완성 후에도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시효 완성을 이유로 채무를 다투기 어렵습니다. 이는 시효가 처음부터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완성된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14936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4796 판결, 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358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