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의 한 상가를 두고 돈을 빌려준 박 씨는 임대업자 한 씨의 건물에 가압류를 해 두었고, 본안소송에서도 승소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그런데 강제경매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 씨가 사망하자, 딸 서 씨가 상속을 포기했고 박 씨는 진짜 상속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느라 1년 넘게 집행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건물 매매를 의뢰받은 중개사 윤 대표는 등기부에 남은 가압류를 확인하고 박 씨에게 진행 상황을 물었습니다.
채무자 사망과 상속포기로 본집행을 미뤘다면, 가압류를 취소할 사정변경이 될까요?
가압류는 본집행을 하기 전 권리를 보전해 두는 절차입니다. 채권자가 본안에서 이겨 집행권원을 얻었고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데도 오랫동안 집행하지 않았다면, 가압류로 미리 보전할 필요가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뒤에 채무자가 사망하거나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했다는 사정만으로 집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집행권원을 얻은 뒤 채무자가 사망했다면, 집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상속인을 상대로 승계집행문을 받아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집행을 시작한 뒤 채무자가 사망했다면, 상속재산에 대한 집행을 계속할 수 있고 상속인이 없거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특별대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집행을 미룬 채 가압류만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례처럼 승소판결을 받고도 본집행을 하지 않아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했다면, 가압류를 그대로 둘 수 없는 사정변경이 생긴 것으로 보아 취소될 수 있습니다. 집행권원을 얻은 뒤 장기간 본집행을 미루면 가압류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84. 10. 23. 선고 84다카935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2007. 7. 26. 자 2007마340 결정, 민사집행법 제25조 제1항 본문, 제31조, 제39조, 제52조 제1항,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