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다가구주택을 물려받은 세 남매 가운데 맏이 서연은 아버지가 생전에 자신에게 집을 증여했다고 주장하며 부동산 전부를 자기 명의로 등기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무렵 아버지는 중증 치매를 앓아 재산을 처분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진료기록이 남아 있었고, 동생 민재는 등기를 바로잡으려 합니다. 막내 지은은 서연과 임대수익을 나누기로 한 별도 약속을 이유로 등기 말소에 반대합니다.
민재는 증여가 무효라면 집 전체의 등기를 혼자 말소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치매 진단만으로 증여계약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 당시 아버지가 증여의 의미와 결과를 이해할 의사능력이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인정돼 증여가 무효라면, 민재는 서연의 상속분까지 포함한 집 전체를 자기 뜻대로 말소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지분과 다른 공동상속인 지은의 지분에 해당하는 범위에서 말소를 구할 수 있고, 서연 자신의 상속분은 그 청구 범위에서 제외됩니다.
공유자는 공유물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행위를 혼자 할 수 있지만, 그 결과가 다른 공유자의 이해와 충돌한다면 이를 보존행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은이 말소에 반대하고 그 등기를 유지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면, 민재가 지은의 지분까지 단독으로 말소 청구하는 것이 보존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청구 범위는 지분별로 따지고, 다른 공동상속인의 이해와 충돌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49425 판결, 대법원 1995. 4. 7. 선고 93다54736 판결,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6다83932 판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