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외곽의 단층주택을 가진 최 씨는 도예가 윤 씨에게 집을 장기간 사용하도록 임대하면서, 18년 계약에 만료 때마다 8년씩 연장하고 연 임료는 100원으로 고정한다고 약정했습니다. 계약을 중개한 한 대표는 사실상 계속 무상 사용을 보장하려는 취지와 임료를 올리지 않기로 한 내용을 계약서에 남겼습니다. 몇 년 뒤 주변 개발로 세금 부담이 커지자 최 씨는 집 앞에서 윤 씨에게 월세를 크게 올리겠다는 통지서를 건넸고, 윤 씨는 계약서를 꺼내 들었습니다.
장기 무상 사용을 보장하려고 임료를 고정한 계약에서도 임대인이 차임을 올릴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조세·공과금이나 경제사정이 달라져 약정한 차임이 적절하지 않게 된 경우, 임대인이 장래를 향해 차임 증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차임 불증액 특약도 가능하므로, 임대차계약에 임료를 올리지 않기로 한 약정이 있다면 우선 그 약정이 존중됩니다.
대법원은 예외적으로 그 특약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할 만큼 사정이 크게 바뀐 경우에는 임대인의 증액 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 사례처럼 계약의 목적이 사실상 무상 사용을 보장하는 데 있고, 당사자들이 경제사정 변화와 관계없이 임료를 고정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단순한 부담 증가만으로는 그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최 씨의 증액 청구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계약의 목적과 임료 고정 합의가 분명하다면, 임대인의 차임 증액은 예외적으로만 가능합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다3406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