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서원구의 상가 신축 현장에서 하도급업체를 운영하는 이수진 씨는 철근과 단열재 가격이 급등하자 원사업자인 한빛건설에 공사대금 조정을 요청했습니다. 한빛건설은 발주자인 새봄개발로부터 자재비 상승을 이유로 원도급대금을 올려 받았지만, 하도급계약서에 적힌 *“공사대금은 증액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들어 수진 씨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수진 씨는 그 약정이 법에 어긋나니 무효가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증액받았는데도 하도급대금을 올리지 않기로 한 약정은 무효일까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은 설계변경이나 경제상황 변동 등으로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증액받고, 같은 사유로 하도급 공사에 추가 비용이 들었다면 증액받은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도 조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감액받은 경우에는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규정에 어긋난 하도급 약정이라도, 법에 별도의 무효 규정이 없는 이상 그 사정만으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법 위반에 따른 신고·제재가 가능하다는 것과 당사자 사이 계약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진 씨 사례에서도 해당 약정이 곧바로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금 감액을 제한하는 같은 법 제11조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규정 위반만으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당연히 부인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법 위반 여부와 계약 조항의 사법상 효력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참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22조, 제30조 제1항 제3호, 제11조;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다20434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53457 판결
하도급법 위반이 문제 되더라도, 약정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