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에서 근린생활시설을 짓던 임대인 한 씨와 시공업체 대표 이 씨는 공사 방식에 대한 이견이 커지자 공사를 끝내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기성고를 확인해 이미 진행된 공사대금 4,800만 원을 정산하기로 서면에 남겼지만, 손해배상에 관한 내용은 적지 않았습니다. 몇 주 뒤 이 씨가 별도로 1,200만 원을 요구하자, 새 시공업체를 알아보던 중개사 김 대표에게 한 씨가 대응 방법을 물었습니다.
공사 중단과 기성금 정산에 합의했는데, 시공업체가 별도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요?
합의해제는 당사자들이 기존 계약을 끝내기로 새롭게 합의하는 것입니다. 합의 내용은 서로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일치해야 하고, 한쪽이 조건을 붙였다면 그 조건까지 합의되어야 합니다. 말로 명확히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묵시적으로 계약을 끝낼 수는 있지만, 단지 오랫동안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양쪽 모두 계약을 이행할 뜻을 잃거나 포기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합의해제 때 손해배상을 따로 약속했거나, 손해배상 청구를 나중으로 미루겠다고 밝힌 사정이 없다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별도 손해배상 청구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런 약정이나 유보가 있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씨가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정산받는 것과 별개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합의 당시 손해배상 특약이 있었거나 청구를 유보했다는 점 등을 입증해야 합니다.
합의서에 손해배상 특약이나 청구 유보가 없다면, 기성금 정산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77385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다37904, 37911 판결,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3044 판결, 대법원 2009.7.23. 선고 2008다1477 판결, 대법원 1989. 4. 25. 선고 86다카1147, 1148 판결,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3다875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