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다세대주택에 살던 임차인 강유진 씨는 집주인 한태식 씨와 보증금 1억 8천만 원에 계약했지만, 이사 직후 전입신고를 하기 전에 한 씨가 금융기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첫 경매에서 이 집을 낙찰받은 이소라 씨는 유진 씨가 계속 거주하며 전입신고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새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낙찰대금을 완납해 소유권을 얻은 다음 날 다른 금융기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그 근저당권에 따른 두 번째 경매가 시작되자, 새 낙찰 예정자인 강지훈 씨 앞에서 유진 씨는 계약서와 계속 살아온 집을 내세우며 임차권을 주장했습니다.
첫 경매 때는 대항력이 없었던 임차인도, 새 집주인과 계약한 뒤 설정된 근저당권의 경매에서는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대항력은 다른 권리와 비교해 요건을 갖춘 순서가 중요합니다. 전입신고와 주택 인도 전에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에는 임차인이 대항할 수 없으므로, 그 근저당권에 따른 첫 경매의 낙찰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고 주민등록도 유지한 채 첫 경매의 낙찰자와 새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면, 주민등록은 새 소유자가 소유권을 얻기 전부터 임대차에 따른 점유가 있음을 드러내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새 소유자가 낙찰대금을 완납해 소유권을 취득하는 때 임차권의 대항력이 생기며, 그 뒤 설정된 근저당권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그 근저당권에 따른 두 번째 경매의 낙찰자에게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결국 첫 경매에서의 순위와, 새 소유자가 취득한 뒤 설정된 권리의 순위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다47682 판결; 대법원 2001. 1. 30. 선고 2000다58026, 58033 판결;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3836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