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외곽에서 창고를 운영하던 정 씨는 최 씨의 땅을 빌려 미등기 작업장을 지었지만, 강 씨에게 임차권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작업장과 임차권을 넘겼습니다. 최 씨가 임대차 해지를 통고하자, 최 씨는 강 씨에게 월 10만 원만 받고 3년간 토지를 쓰도록 하되 기간이 끝나면 작업장을 철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3년이 지나자 강 씨는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중개사 윤 실장에게 물었습니다.
무단으로 넘겨받은 임차권을 두고 임대인과 3년짜리 철거 약정을 맺었다면, 기간이 끝난 뒤에도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 임차인의 건물매수청구권을 보호하고, 그 권리에 관해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불리한 약정인지는 약정의 문구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계약을 맺게 된 경위와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임차권을 무단으로 넘겨 토지를 사용할 권원이 없고 건물을 철거해야 할 처지였던 사람에게 토지 소유자가 낮은 차임으로 잠시 사용을 허락한 경우, 철거 약정이 반드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안처럼 무단양도 뒤 임대인이 한시적으로 사용을 허락하고 철거를 약속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강 씨가 기간 만료 후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는 어렵습니다. 비슷한 취지로, 건물을 철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맺은 철거 약정을 근거로 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도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652조, 민법 제643조, 민법 제629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231 판결, 대법원 1997. 4. 8. 선고 96다45443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26687 판결
무단양도 이후 임시로 허용된 토지 사용이라면, 철거 약정과 계약 경위에 따라 건물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