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다세대주택에 보증금 1억 6천만 원으로 들어간 한서윤 씨는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계약서에 확정일자도 받았습니다. 집에는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이 있었지만, 서윤 씨는 집값이 더 높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집주인 강 씨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경매를 신청했고, 서윤 씨는 배당요구를 준비하다 이삿짐 정리 중 계약서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계약서를 분실해도 확정일자를 받은 사실을 입증하면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임대차의 효력이 생깁니다. 여기에 계약서상 확정일자까지 갖추면 경매에서 후순위 권리자나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생깁니다. 다만 선순위 근저당권보다 앞서는 것은 아니므로, 집값이 당시 근저당권보다 높았다는 사정만으로 보증금 전액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계약서를 잃어버렸다고 우선변제권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확정일자 기록 등으로 확정일자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면 계약서가 분실·멸실돼도 우선변제권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다만 새 계약서를 작성해도 과거 날짜의 확정일자를 소급해 받을 수는 없으므로, 확정일자 부여기관의 확인자료와 임대인의 진술서 등으로 계약 내용과 확정일자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경매에서는 관련 자료를 첨부해 권리신고와 배당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지 않아 배당이 이뤄졌다면 배당기일에 이의를 진술하고, 1주일 안에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분실이 곧 권리 상실을 뜻하지는 않지만, 확정일자와 임대차 내용을 증명할 자료를 신속히 확보해야 합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대법원 1996. 6. 25. 선고 96다1247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