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외곽에서 토지를 빌린 임차인 이서준 씨는 4,800만 원을 들여 작은 단독주택을 짓고 소유권등기까지 마쳤습니다. 매년 약속한 임료를 빠짐없이 냈지만, 계약서에는 기간이 끝나면 집을 철거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계약 만료 뒤 토지주 한미정 씨가 갱신을 거절하고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를 요구하자, 이 씨는 중개사 윤다혜 씨에게 그 조항대로 집을 비워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임대차가 기간 만료로 끝났고 집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임차인은 철거 대신 건물 매수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토지를 빌렸고 계약기간이 끝날 때 지상 건물이 남아 있다면, 임차인은 먼저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건물을 상당한 가액으로 매수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불리한 매수청구권 포기 약정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약정이 임차인에게 불리한지는 계약 조항만 떼어 보지 않고 계약을 맺은 경위와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그 약정이 실질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매수청구가 인정되면 건물에 관해 매매와 유사한 법률관계가 성립합니다. 이때 임차인의 건물 명도와 소유권이전등기 의무, 임대인의 대금 지급 의무는 서로 동시에 이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토지주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건물부터 넘기라고 하는 상황이라면 이 점도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임차인의 차임 연체 등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건물이 멸실한 경우에도 매수청구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이 씨처럼 기간 만료로 계약이 끝났고 집이 남아 있다면, 철거 약정만으로 매수청구권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643조, 제283조; 민법 제652조; 대법원 1995. 7. 11. 선고 94다34265 판결; 대법원 1998. 5. 8. 선고 98다2389 판결;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7685 판결; 대법원 1997. 4. 8. 선고 96다54249, 54256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23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