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사례 · 경매·공매
가상 사례 · 실제 상담 1건의 쟁점을 엮어 만든 이야기입니다 · 2026-09-30 · 조회 1
대전 가람구의 다세대주택에 살던 임차인 강민 씨는 집주인 서현 씨가 한빛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 임대차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무상거주확인서를 써 주었습니다. 이후 경매가 진행되자 강민 씨는 보증금 1억 2천만 원과 전입·확정일자 등을 신고했고, 그 내용은 매각물건명세서에 실렸습니다. 이를 본 오지훈 씨는 보증금이 경매대금에서 배당될 것으로 생각해 입찰가를 정해 낙찰받았지만, 강민 씨는 은행에 확인서를 써 준 탓에 배당을 받지 못했고 이삿짐이 실린 현관 앞에서 집을 비울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임차인이 무상거주확인서 때문에 보증금을 배당받지 못했더라도, 경매 낙찰자에게 임대차의 대항력을 주장하며 집을 비우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경매 매수인은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점유자와 임대차 관련 정보를 살펴보고 입찰가를 정합니다. 그래서 집행법원은 부동산의 점유자와 점유 권원, 보증금 등 중요한 내용을 매각물건명세서에 적어 공개해야 합니다. 이는 입찰자가 권리관계를 파악해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는 일을 막기 위한 절차입니다.
임차인의 대항력 발생 시점과 확정일자가 첫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앞서고, 임차인이 정해진 기간 안에 배당요구를 했다면 원칙적으로 선순위 배당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이런 내용을 신고해 매각물건명세서에 공시했고, 낙찰자가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입찰가를 정해 소유권을 취득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임차인이 선순위 근저당권자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써 줘 배당을 못 받게 됐다는 이유로 낙찰자에게 대항력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판례는 봤습니다.
따라서 강민 씨의 권리신고 내용이 매각물건명세서에 공시됐고 오지훈 씨가 그 내용을 믿고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낙찰받은 사정이 인정된다면, 강민 씨는 오지훈 씨에게 인도를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무상거주확인서로 인한 배당 불이익을 낙찰자에게 돌려 대항력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05조, 대법원 1995. 11. 22.자 95마1197 결정, 대법원 2017.4.7. 선고 2016다24843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