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다세대주택을 찾던 임차인 박 씨는 이웃 소개로 중개사 김 대표에게 집을 소개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선순위 임차인의 확정일자 여부를 확인해 설명하지 않은 채, 전세권설정등기만 하면 보증금 1억 8천만 원을 지킬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중개보수를 따로 받지 않은 김 대표의 말을 믿고 계약한 박 씨는 전세권설정등기까지 마쳤지만, 집이 경매에 넘어간 뒤 보증금을 한 푼도 배당받지 못했습니다.
중개보수를 받지 않은 중개사에게도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중개사는 의뢰받은 일을 처리할 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업무를 해야 하고,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주택의 권리관계를 확인해 의뢰인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설명의 근거가 되는 등기사항증명서 등 자료도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고의나 과실로 어겨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면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의무는 중개보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무상으로 위임받은 경우에도 수임인의 주의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한 판례가 있습니다. 또 선순위 임차인의 존재를 설명하지 않고 전세권 설정만으로 보증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잘못 안내한 사안에서,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박 씨는 김 대표의 설명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해볼 수 있습니다.
중개보수를 받지 않았더라도 확인·설명의무와 손해배상 책임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681조, 공인중개사법 제29조 제1항,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 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다71484 판결, 서울남부지원 2000. 2. 11. 선고 99가합1183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