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다가구주택에 사는 임차인 윤슬기 씨는 등기명의자 한도윤 씨와 보증금 7,200만 원, 2년 계약을 맺고 입주해 주민등록까지 마쳤습니다. 계약한 지 8개월쯤 지나자 한 씨가 속한 솔바람종중은 집이 종중 소유라며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알렸습니다. 종중 관계자가 건물 앞에서 퇴거요구서를 내밀자, 슬기 씨는 계약서와 열쇠를 쥔 채 난감한 표정으로 맞섰습니다.
명의신탁 해지로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새 소유자는 임대차 기간이 남은 임차인에게 바로 집을 비우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의 효력에는 법률상 제한이 있지만, 그 무효를 임차인 같은 제3자에게 언제나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중 부동산을 종중 외의 사람 명의로 등기한 경우에도, 조세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아니라면 법률에 예외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등기부상 소유자와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주택을 적법하게 임대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 계약했다면, 임차인은 등기명의자에게도 임대차를 주장할 수 있고, 명의신탁 해지 뒤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람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쳤다면, 임대차 기간 동안 거주할 권리와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중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임대차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종료된 뒤라면 보증금 반환과 집 인도는 동시에 이행해야 한다는 항변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 해지만으로 임차인의 거주·보증금 권리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의 적법한 임대권한과 입주·주민등록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다22283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