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임차인 이수진 씨는 보증금 6,500만 원에 계약하고 전입신고와 입주를 마쳤습니다. 집주인 정민호 씨가 담보대출을 받으려 하자, 이 씨는 은행 직원에게 임대차가 없다고 말하고 보증금도 받지 않았다는 확인서에 서명했습니다. 몇 년 뒤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이 씨는 임대차와 보증금 반환을 주장하며 집을 비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임차인이 은행에 임대차 사실을 숨기고 확인서까지 써줬다면, 경매 때 보증금 반환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임차인이 한때 임대차 사실을 숨겼더라도, 그 조사가 경매와 무관했고 경매 절차에서는 임대차를 분명히 알렸다면 그 사실만으로 보증금 반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임차인이 임대차나 보증금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확인해 은행이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대출하도록 만들었다면, 나중에 말을 바꾸어 대항력이나 보증금을 주장하는 것이 금반언 또는 신의칙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숨긴 행위의 정도와 은행이 그 말을 믿고 대출·담보평가를 했는지입니다. 하급심에서는 허위 확인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손해가 발생한 사안에서 임차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은행 조사에서 임대차 사실과 보증금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852 판결;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다카1708 판결;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12211 판결; 대법원 2000. 1. 5.자 99마4307 결정; 서울지법 1998. 9. 23. 선고 98나1170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