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다세대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려던 박서연 씨는 등기부에서 강민호 씨의 근저당권을 확인하고, 보증금 일부로 그 빚을 갚아 등기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박 씨가 입주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까지 마친 뒤, 강 씨는 한정우 씨에게서 새로 돈을 빌리며 예전 근저당권 등기를 다시 쓰기로 했습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등기부에 근저당권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본 박 씨는, 집이 경매되면 자신의 보증금이 밀릴까 걱정입니다.
이미 갚아 사라진 근저당권을 나중에 다시 쓰기로 했다면, 임차인이 경매에서 그 근저당권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을까요?
근저당권은 담보하는 빚이 모두 갚아지면 함께 소멸합니다. 등기부에서 말소되지 않았더라도, 변제로 담보채권이 사라진 등기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채권자와 집주인이 새로 돈을 빌리면서 남아 있는 등기를 이용하기로 합의하면, 그 사이에 권리를 얻은 제3자가 없을 때에는 등기가 다시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임차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그 제3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박 씨가 대항력을 갖춘 뒤 이루어진 등기 유용 합의는 박 씨에게 효력이 없고, 제시된 사실관계라면 박 씨는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를 주장해 근저당권자보다 앞서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경매에서 후순위로 배당되는 경우라면 배당기일에 출석해 이의를 진술하고, 배당기일부터 1주일 이내에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등기부에 남은 옛 근저당권보다 임차인의 대항력 취득 시점이 먼저인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대법원 1989. 10. 27. 선고 87다카425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6다7280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478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