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 살던 윤서진 씨는 집주인 오정희 씨의 동의를 받아 임차권을 강민호 씨에게 넘겼습니다. 윤 씨가 이미 주민등록과 입주를 마친 뒤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임차권 양도 후에는 윤 씨가 전출한 날부터 법정 전입신고 기간 안에 강 씨가 전입신고를 하고 집을 인도받아 계속 점유했습니다. 그런데 근저당권에 따른 경매가 진행되자, 강 씨는 새 소유자에게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걱정합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임차권을 넘겨받고 전입신고와 점유를 이어 갔다면 경매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임대인의 동의 없는 임차권 양도를 제한하지만, 이 사례처럼 임대인이 양도에 동의한 경우에는 달리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종전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춘 뒤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임차권을 넘겼고, 양수인이 종전 임차인의 퇴거일부터 법정 전입신고 기간 안에 전입신고를 마친 뒤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를 계속했다면, 점유와 주민등록의 변경에도 종전 임차인의 대항력이 같은 임차권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대항력이 생긴 뒤 설정된 근저당권자나 그 경매 매수인에게 더 불리한 권리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강 씨가 정해진 기간 안에 전입신고를 하고 집을 인도받아 점유를 계속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종전 임차인의 대항력을 이어받아 경매 매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양도 동의와 전입·점유의 연속성이 핵심입니다.
참고: 민법 제629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다카2509 판결, 1994. 6. 24. 선고 94다3155 판결, 2007. 11. 29 선고 2005다6425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