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임차인 박 씨는 2023년 3월, 보증금 2,400만 원에 1년간 임대차계약을 맺고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이듬해 계약을 갱신하며 보증금을 3,400만 원으로 올렸는데, 중개사 김 대표가 작성한 계약서에는 아파트의 지번과 용도, 구조만 적혀 있고 단지 이름과 동·호수는 빠져 있었습니다. 갱신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뒤 임대인 최 씨가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결국 경매가 진행되자 박 씨는 보증금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계약서에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가 빠져 있어도, 갱신한 보증금에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주택임차인이 경매에서 보증금을 우선변제받으려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등 대항요건에 더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확정일자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증금을 나중에 바꾸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지, 임대차 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는 주민등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계약서가 실제 당사자 사이의 임대차계약을 진정하게 담고 있다면, 계약서에 아파트 이름이나 동·호수가 빠졌다는 사정만으로 확정일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계약을 갱신해 보증금이 바뀌었다면 갱신 계약서에도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박 씨가 입주와 전입신고 요건을 갖추고 갱신 계약서의 진정성도 인정된다면, 빠진 동·호수만으로 우선변제권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계약서의 누락 자체보다 실제 계약의 진정성과 대항요건입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제2항·제3항,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799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