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다가구주택을 임차한 박 씨는 최 씨에게 빌려준 돈 4,000만 원을 보증금으로 돌려 계약을 맺고, 실제로 짐을 옮겨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열쇠를 받은 다음 날 건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주민등록은 이틀 뒤에야 마쳤습니다. 경매 가능성을 걱정한 박 씨는 중개사 김 대표에게 “집에 살고 있는데도 은행보다 뒤로 밀릴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기존 빚을 보증금으로 바꿔 실제 거주한 임차인도, 근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까요?
기존 대여금 채권을 보증금으로 전환해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대항력이 당연히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임대차계약이 실제로 성립했고, 집을 인도받고 주민등록까지 마쳤다면 대항력 요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의 실질이 임대차가 아니라 주거와 무관하게 채권을 우선 회수하려는 것이라면 보호받기 어렵고, 계약이 통정허위표시라면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대항력은 집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두 요건을 모두 갖춘 다음 날 생깁니다. 박 씨는 주민등록을 마치기 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됐으므로, 그 근저당권자에게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별도로 과거 구법 시행 전의 가등기처럼 법 시행 전 이미 권리를 취득한 것으로 취급되는 특수한 사안도 판례가 다룬 바 있어, 등기 시점과 적용 법령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빚을 보증금으로 바꿨는지만 볼 게 아니라 실제 거주 목적과 대항요건을 갖춘 시점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다55088 판결; 대법원 2002. 1. 8. 선고 2001다47535 판결; 대법원 1984.2.14, 선고, 83다카2131, 판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민법 제108조; 구 주택임대차보호법(1981.3.5. 법률 제3379호) 부칙 제2항 단서; 부동산등기법 제2조